나날이 쌓여가는 업무와 문서 작업들에 치이고, 사이드 프로젝트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 새 2020년이 거의 다 지났다.
작년에 계획했던 것만큼 2020년을 잘 보낸 것 같지 않아 불만족스럽다가도, 지금까지 작성한 계획표와 자기 평가들을 보면 손놓고 살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올해를 돌아보며 만족했던 것들과 앞으로의 과제들을 살짝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블로그 개설
Feedly로 구독중인 블로그들을 보면서 나도 블로그를 만들어볼까 생각했던게 작년 11월 말쯤이었다.
대학교 시절에 사용하던 다음 블로그가 있긴 했지만 사실상 폐업 선고한지가 5년은 넘었고,
이미 틀이 짜인 블로그 서비스보단 어느 정도 선에서 내가 직접 뚝딱뚝딱 조립할 만한 게 있을까 고민했고 github에 안착했다.
평소 공부한 내용을 차곡차곡 원노트에 정리하다보니 어차피 나만 볼거 저작권이나 내용 정리 같은 건 신경 쓰질 않았는데, 블로그에 올린 글을 다른 사람람들이 보게 된다고 생각을 하니 키보드에 손이 올라가질 않았다.
나름 거창한 걸 올려보고 싶었던 이런 조잡하고 얕은 내용을 올려도 되는 건가 싶어 가장 만만했던 리눅스 환경에서 APM 설치하는 방법부터 쓰기 시작했다.
막상 생각해보면 원노트에 openssl, 아파치, php, mysql, mariadb 의 각 버전들에 대해 조합을 달리하여 설치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정리했기에 전부 블로그에 올리지 못한 건 아쉽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내가 가진 주제들중에 자신있게 팍팍 진도를 뺄 수 있었던 것이기 더 아쉽기만 하다.
에버노트를 떠나 노션으로
대학교 졸업 후 4년간 연간, 월간, 주간 계획표를 에버노트로 작성하다 올해 1월로 노션으로 갈아타게 됐다.
에버노트가 서식이 단순하고 깔끔한 맛이 있었지만 지나치게 단순해서 지나간 계획에 대해 리뷰나 통계 내기가 너무 힘들었던 게 컸다.
그에 비해 노션은 처음 사용할 때 허들이 잠깐 높긴 했지만 칸반보드, 갤러리, 테이블 등의 기능들을 (지금은 타임라인 기능이 추가되었다) 사용하다 보니 푹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웹클리퍼 기능만큼은 노션으로 대체할 수 없었기에 에버노트를 완전히 버리진 못하고, 개인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는 여러 개의 노트 서비스들을 사용 중이며, 각 서비스간 장단점이 너무 명확해서 용도로 나눠서 사용하고 있다.
- 에버노트 : 인터넷 웹페이지 클리핑하고 자료들을 1차로 가공
- 원노트 : 공부한 내용 정리. 에버노트나 인터넷 웹페이지의 자료들을 2차로 가공
- 노션 : 계획표, 소소한 일상 생활 기록
- 구글 킵 : 단순 메모
AWS 자격증
원래는 생각이 없었지만 회사에서 자격증 비용을 지원해준다길래 냅다 질렀다. 덤프가 있다곤 하지만 문제만 300개가 넘어가는데 무식하게 문제랑 답만 달달 외운다고 한들 내 인생에 뭔 도움이 될까 싶어 한달동안 열심히 공부했다.
정말 단순 무식하지만 정공법으로 공부했다. 덤프에 있는 문제와 답을 보고 이 문제가 무엇을 의미하고 이게 왜 답인지 일일이 AWS 공식 문서를 참고하면서 원노트에 정리하는데 2주일정도 걸렸다. 다음 출퇴근 시간 활용해서 1회독하고 덤프 문제를 푼다. 그리고 오답들을 모은 다음에 원노트 자료와 비교하면서 왜 틀렸는지 오답노트를 작성한다. 다시 자료 1회독 및 오답노트 본 후 덤프 문제를 푼다. 이 과정을 2주일동안 총 3번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 지독한 아저씨는 기여코 일을 저질러버렸다.
이렇게 AWS 자격증 공부하다 궁금한 것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무수히 많은 개인 프로젝트들이 생겨났고, 그 프로젝트들 덕분에 올 하반기를 열심히 불태울 수 있었다.
아래는 대표격인 개인 프로젝트들이다.
- AWS Aurora : 클러스터는 어떻게 동작하는거야 -> Galera Cluster
- AWS ECS : 도커 그게 뭔데 -> Docker
- Route 53 : 엥? DNS로 재해복구를 한다고? -> PowerDNS, PowerGSLB
사이드 프로젝트
올해 사이드 프로젝트 중에 나름 규모가 있었던 것은 Galera Cluster와 파이썬 프로그래밍이었다.
AWS 공부를 하며 AWS Aurora 동작 방식, 정확히는 클러스터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Galera Cluster를 테스트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주제였다. Aurora에서 시작한게 Galera Cluster를 거쳐 트랜잭션, 커밋과 같은 RDBMS의 이론까지 손을 대게 되면서 공부 분량도 많아지고, 할애하는 시간도 점차 늘어났다.
애석하게도 실무에서 활용할 일까지 없었지만 덕분에 클러스터와 MySQL에 대해 심도있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파이썬 프로그래밍은 개인 NAS에 쌓여있던 만화책들을 정리할 목적으로 시작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MG Manager. SG Viewer를 참고하여 PyQt로 제작하는 중이다.
하다보니 파이썬 공부는 기본에 PyQt도 알아야 하고 SQLite 사용 법에 SQL문까지 공부하다보니 점점 규모가 커지더니 AWS 시험과 그에 파생된 개인 프로젝트의 범람으로 기본적인 GUI까지만 만들고 중지한 상태다. 내년에는 다른 거에 휩쓸리지 않고 여유롭게 MG Manager 제작을 하고 싶다.